더 깊은 곳으로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도시로 들어가는 간선도로,
해가 낮게 걸려 있다.
차들이 몰려들어 기어가기 시작한다.
이것은 느릿느릿 꿈틀대는 한 마리 번쩍이는 용.
나는 용비늘 중의 하나.
돌연 붉은 해가
바람막이 창을 불태우며
쏟아져 들어온다.
내가 투명해진다.
내 속의
글이 보인다.
투명 잉크로 쓰여진 말들,
종이를 불태우면
형체가 나타나리라!
멀리 가야겠다.
도시를 곧장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그리고 때가 되면 차를 내려
숲 속 멀리까지 걸으리라.
오소리의 발자국을 따라 걷다보면,
어둠이 내리고 앞이 보이지 않고,
저 안쪽 이끼 위에는 돌들이 놓여 있고,
그중에 하나는 보석!
그 돌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어둠을 빛나게 할 수 있다.
그 돌은 나라 전체를 위한 스위치,
모든 것이 그 돌에 달려 있다.
들여다봐, 만져봐.
* 기억이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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