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더 깊은 곳으로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초록여신 2012. 1. 6. 09:29

 

더 깊은 곳으로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도시로 들어가는 간선도로,

해가 낮게 걸려 있다.

차들이 몰려들어 기어가기 시작한다.

이것은 느릿느릿 꿈틀대는 한 마리 번쩍이는 용.

나는 용비늘 중의 하나.

돌연 붉은 해가

바람막이 창을 불태우며

쏟아져 들어온다.

내가 투명해진다.

내 속의

글이 보인다.

투명 잉크로 쓰여진 말들,

종이를 불태우면

형체가 나타나리라!

멀리 가야겠다.

도시를 곧장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그리고 때가 되면 차를 내려

숲 속 멀리까지 걸으리라.

오소리의 발자국을 따라 걷다보면,

어둠이 내리고 앞이 보이지 않고,

저 안쪽 이끼 위에는 돌들이 놓여 있고,

그중에 하나는 보석!

그 돌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어둠을 빛나게 할 수 있다.

그 돌은 나라 전체를 위한 스위치,

모든 것이 그 돌에 달려 있다.

들여다봐, 만져봐.

 

 

 

* 기억이 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