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보다 더 무서운 것이 숟가락이다
삶이 내게 고통이라는 양식을 퍼먹일 때
나는 약 안 먹으려는 아이처럼 자지러졌고
발버둥을 쳤고
발악을 했다
어머니처럼 억지로
숟가락이 내 입을 벌리고 약을 먹일 때
이빨을 앙다물고 버텄던 그건
일곱살 때의 이야기,
밥이 없고 눈물이 없고 숟가락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
오늘도 내게 숟가락은 말한다
ㅡ입은 입을 막는다
잎은 잎을 막는다
그러나 숟가락은 숟가락을 막지 않는다
* 저녁의 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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