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에서 표정을 바꾸는 인물화처럼
무리 속에 들어 있는 세상은
낯설었다
핀에 꽂힌 채 파닥거리며
거품 문 시절 있었다
낯설고 더딘 물살이 갑자기
중년을 이끌고 온 어느 날
나는 우주의 썰물과 밀물에 몸을 누인다
비로소 모든 게 완벽해진다
내 몸은 노파의 속고쟁이처럼 느슨하여
아침 해가 비스듬히 투과하기 적당해졌다
잡을 수 없는 표정 지으려
허투루 몸을 부리지도 않는 법을 배웠다
얼음 같이 녹아내린 여자가 안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한 시절 모래톱에 파묻혔던 무릎 뽑으며
바라본다 작두 같은
햇살,
밟아주고 싶다
* 열꽃 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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