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갈 때 용서하자, 푹푹 찌는 더위가
등에 자꾸만 들러붙는 옷이 하루를 만들 때
생각이 들어앉을 틈이 없는 여름은 용서하기 좋을 때이다
여기, 가고 싶은 집이 그리움을 부르는 먼 거리에서
물결이 흘러서 간다 여름은 봄을 닮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아무것도 읽지 않은 것이 펄럭인단 말인가
거리에서 모든 것들에 힘을 입어 저 먼 길과 싸운 사람은
너의 집을 너에게 짓는 자리에 누워
지붕의 노래에 고요히 귀를 기울일 것이다
그리하여 아침이 나무 그림자를 받아들이고
평정을 다치는 일들이 미움을 이길 때
저녁의 식탁에서는 용서한 자와 용서받은 자들이 모여
여름의 가르침에 여름의 땀방울을 노래하리라
* 시간의 동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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