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고백 [남진우]

초록여신 2009. 11. 27. 17:44

 

 

 

 

 

 

 

 

 

 

내 그대에게 사랑을 고백함은

입속에 작은 촛불 하나 켜는 것과 같으니

입속에 녹아내리는 양초의 뜨거움을 견디며

아름다운 동그란 불꽃 하나 만들어

그대에게 보이는 것과 같으니

 

 

아무리 속삭여도

불은 이윽고 꺼져가고

흘러내린 양초에 굳은 혀를 깨물며

나는 쓸쓸히 돌아선다

 

 

어두운 밤 그대 방을 밝히는 작은 촛불 하나

내 속삭임을 대신해 파닥일 뿐

 

 

 

 

 

* 사랑의 어두운 저편 / 창비, 2009.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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