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봄의 줄탁 [도종환]

초록여신 2009. 3. 18. 20:42

 

 

 

 

 

 

 

 

 

 

 모과나무 꽃순이 나무껍질을 열고 나오려고 속에서 입술을 옴질옴질거리는 걸 바라보다 봄이 따뜻한 부리로 톡톡 쪼며 지나간다

 봄의 줄탁

 금이 간 봉오리마다 좁쌀알만한 몸을 내미는 꽃들 앵두나무 자두나무 산벚나무 꽃들 몸을 비틀며 알에서 깨어나오는 걸 바라본다

 내일은 부활절

 

 

 시골 교회 낡은 자주색 지붕 위에 세워진 십자가에 저녁 햇살이 몸을 풀고 앉아 하루 종일 자기가 일한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 해인으로 가는 길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미소가 있는 풍경 [안도현]  (0) 2009.03.22
경 계 [안도현]  (0) 2009.03.22
봄 밤 [안도현]  (0) 2009.03.18
빗소리 [조정권]  (0) 2009.03.18
적들을 위한 서정시 [허혜정]  (0) 2009.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