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나무 꽃순이 나무껍질을 열고 나오려고 속에서 입술을 옴질옴질거리는 걸 바라보다 봄이 따뜻한 부리로 톡톡 쪼며 지나간다
봄의 줄탁
금이 간 봉오리마다 좁쌀알만한 몸을 내미는 꽃들 앵두나무 자두나무 산벚나무 꽃들 몸을 비틀며 알에서 깨어나오는 걸 바라본다
내일은 부활절
시골 교회 낡은 자주색 지붕 위에 세워진 십자가에 저녁 햇살이 몸을 풀고 앉아 하루 종일 자기가 일한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 해인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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