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안고 있는 젖먹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어머니 시선이 소리 없이 내리는 눈송이처럼 조용하다. 그 시선에 회초리를 건너는 바람 소리 얼어붙는 계절에 피는 야생의 수선화 향기가 잠시 서리는 것은 언젠가 아이가 맞이할 고난을 자신의 쓰라림으로 실감하는 그 순간이다.
어머니는 영하의 온도에서 불타오르는 별이다. 우러러보기에는 너무나 친숙하고, 친숙하기에는 너무나 높은 별. 슬픔과 결의가 함께 깃들어 있는 어머니 표정은 한정 없이 침착하다. 아, 일곱 가지 슬픔의 어머니.
바다가 푸른 하늘의 높이를 비추는 거울인 것처럼, 마음의 하늘에 떠 있는 별이 아득히 떨어져 있는 누군가의 다른 사람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빛이 되는 일을 사람들은 때로 사랑이라 부른다.
* 현대문학 55주년 기념 연재(월,수,금 연재) / 한국대표시인 70인 - 시,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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