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손대지 마라 [유안진]

초록여신 2008. 12. 2. 12:38

 

 

 

 

 

 

 

 

부수고 깨트리고 쪼개지 마라

그저 한낱 돌멩이로 바위로만 보이느냐

하늘이 지으신 바 이대로가 부처니라

 

 

창조의 손바닥 그 체온에는

바람도 머뭇대고 구름도 묵묵히 읽고 가느니

햇빛이 달궈놓고 눈서리가 식히는 불과 얼음의 길이

인생과 무엇이 다른가

밤마다 달빛에 별빛에 씻어 말리는 몸이니라

 

 

풀과 꽃이 향기 뿜어 재롱 떨고

나방 풀벌레 산새가 알 까고 새끼 치는 무릎정갱이를

바위로 이불 덮고 푸나무들 잘도 자라

다들 함께 어우러져 사는 이 자리는

이냥 이대로가 완벽(完璧)이니라

창조의 모습이자 신의 말씀이니라

 

 

자꾸만 손대지 마라

파계(破戒)시키지 마라

돌팡이 땡초로 환속(還俗)시키지 마라.

 

 

 

 

* 거짓말로 참말하기, 천년의시작.

 

 

 

 

'詩다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의 화법(話法)으로 ....... 유안진  (0) 2008.12.03
레몬트리 [함성호]  (0) 2008.12.03
설렁탕과 로맨스 [정끝별]  (0) 2008.12.02
멜랑콜리아 [장석원]  (0) 2008.12.01
초록들 [장석원]  (0) 2008.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