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검은 표범 여인 [문혜진]

초록여신 2008. 7. 1. 10:44

 

 

 

 

 

 

 

 

 

 

 

낯선 여행지에서 어깨에 표범 문신을 한 소년을 따라가 하루 종일 뒹굴고 싶어 가장 추운 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섹스를 나누다 프러시아의 스킨헤드에게 끌려가 두들겨 맞아도 좋겠어 우리는 무엇이든 공모하기를 좋아했고 서로의 방에 들어가 마음껏 놀았어 무례함을 즐기며 인스턴트 커피와 기타의 선율 어떻게 하면 인생을 망칠 수 있을까 골몰하며 야생의 경전을 돌려 보았지 그러나 지금은 이산의 계절 우리는 춥고 쉬 지치며 더,더,더, 젊음을 질투하지 하지만 네가 잠든 사이 나는 허물을 벗고 스모키 화장을 지우고 발톱을 세워 가터벨트를 푼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사로잡힌 자의 눈빛으로 검은 표범의 거처에 스며들 거야 단단한 근육을 덮은 윤기 흐르는 검은 벨벳, 흑단의 전율이 폭발할때까지 이제 동굴보다 깊은 잠을 자야지 도마뱀자리 운명, 진짜 내 목소리를 들려줄까? 

 

 

 

 

 

* 검은 표범 여인 / 민음사, 2007.

 

 

 

 

.......

2008년 들어 처음으로 산 첫,시집이다.

[ 2008. 1. 3

노을쪽으로님과 슬픔의바다님과 함께...

올 한해 기쁨으로 충만하기를 비나이다. ]

 

시집을 살 때마다 짧은 메모를 곁들었다.

기억의 영원성에 족쇄를 채우고자,

그리운 이들과의 그리움을 녹이고자,

그 추억을 되살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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