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유월[이재무]

초록여신 2024. 6. 1. 05:47

유월
이 재 무







그늘을 편애하는 달

우람한 그늘의 등이나 어깨에 기대

혹은 그늘을 홑이불로 끌어다 덮고 누워

생을 다녀간 이들에게 나는 슬픔이었을까

기쁨이었을까 과연 그늘이었을까

왜 항상 그들은 그이고 나는 나였을까

시서늘한 그늘 서너 바가지 푹 퍼서

등에 끼얹으며

이 생각 저 생각에 그늘 깊어지는,

한 해 가운데 정서의 키가

가장 웃자라는 달



_《슬픔에게 무릎을 꿇다》(실천문학사, 2014)


뜨거운 여름의 시작, 6월.
그 무더위를 견디는 그늘같은 사람으로
화이팅입니다.

행복한 6월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