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풍경 [박은정]

초록여신 2022. 8. 20. 07:16


풍경

박 은 정









아무것도 아닌 것이

풍경이 되는 일은 아름답다

회복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기도처럼



가방을 열면

너의 손이 담겨 있지

의미도 무의미도 없이

피어나는 꽃으로



이상한 유언을 쓰다가

부끄러워 살고 싶어질 때



경계도 없이

투명한 공중으로 던져올리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나는 왜 여기에 없고

너는 왜 여기에 있는가



고통스러운 두 사람을 본다



내가 만지는 네가

웃고 있는 풍경


_《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문학동네, 2015)

..
아직도 나는 어른이 되지 아니한 체,
어른인 양 흉내내며 살아온 듯합니다.

회복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며
아무도 모르게 어른이 되기를 바랍니다.
웃고 있는,
웃을 수 있는 풍경이 계속되기를 바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