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레몬옐로[장이지]
초록여신
2018. 12. 3. 22:33
레몬옐로
장 이 지
집 나간 마음이 되돌아오면
식구들끼리 하얀 옷 해 입고
깨끗한 식당에 가서 외식이라도 해야지.
집에만 처박혀 있는
쓸쓸한 개를 앞세우고
그 널찍한 등짝을 쓸어주면서
가까운 유원지에 소풍이라도 가야지.
그러나
마음이 되돌아오면,
하늘은 또
알타이어족의 언어로는 표현할 길 없는
이 세상에서 나만 아는
노란빛 되어
내 방의 창문을 물들이고
나는 다시 뽀족하게 성을 내는 아이가 되겠지.
벼락이거나 장대비겠지.
마음이 되돌아오면
화를 내다가 우는 아이가 되겠지.
*레몬옐로/문학동네, 2018.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