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정원사를 바로 아세요 [정지우]

초록여신 2018. 8. 12. 14:12


정원사를 바로 아세요  

  정 지 우








나무에 들었던 밤 꽃송이로 피어나듯

정원의 길들은 씨앗을 뿌리며 돋아나지요

최초의 정원사는 육종을 개량하는 이가 아니었을까

나무에도 관상이 있고 지붕의 온순한 풍습을 물려받은 가위로부터 수형은 시작되고



시기(猜忌)를 관리하는 정원사에겐 두 갈래 길이 있지요

식용에 간략해지는 종류들

동물을 흉내 내며 자꾸만 잘려 나간 나뭇가지에도 접붙인 방향이 있었던 것

뿌리를 벗어나려는 잎들 사이

정원사나 나무나 선택을 두고 미로를 겪기도 하지



높이를 단층에 맞추는 일은

흩어질 구름을 동일하게 씌워 주고 손이 흔드는 배경을 열 개로 만드는 것

한 번은 떠나고 한 번은 돌아오는 것에서

잭의 수종이 완성되는지도 모르지

나뭇가지가 터무니없이 구부러지지 않은 것을 보면

오직 한 방향을 두 생각이 걸어가는 것이지요



새로운 꽃말은 두 그루에서 유래했을 거예요

피목엔 안목이

길을 잃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남풍을 품고 돌아올 때 비로소 나무가 되지요

잘생긴 관상은

젊은 봄으로 되돌아가는 길을 알려 주고

고개를 끄덕이게 했기 때문이래요



한 씨앗에서 방들이 열리지요

아름다운 이복형제를 관리하는 정원사를 바로 아세요





*정원사를 바로 아세요/민음사, 2008. 0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