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각별한 사람 [김명인]

초록여신 2015. 10. 20. 16:30


각별한 사람

 김 명 인









그가 묻는다,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언제쯤 박음질된 안면일까, 희미하던 눈코잎이

실밥처럼 매만져진다

무심코 넘겨 버린 무수한 현재들, 그 갈피에

그가 접혀 있다 해도

생생한 건 엎질러 높은 숙맥(菽麥)이다

중심에서 기슭으로 번져 가는 어느 주름에

저 사람은 나를 접었을까?

떠오르지 않아서 밋밋한 얼굴로

곰곰이 각별해지는 한 사람이 앞에 서 있다





*기차는 꽃그늘에 주저앉아(민음사, 2015)



.......

"저를 기억하시겠어요?"

ㅎㅎ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어느덧 각별해지는 계절 앞에 머무르게 되었더군요.

오늘은 자신에게 각별한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가을과 어울리는 사람 혹은 추억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