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우연의 법칙 [김언]

초록여신 2014. 7. 5. 12:24

 

우연의 법칙

 김 언

 

 

 

 

 

 

 

 

한 번 울면 안 되고

두 번 울어도 안 되고

세 번 울어야 우연을 벗어나지

네 노래는 리듬을 타고

네 어깨는 단조로운 슬픔에 밀려서

눈에 띄지 않는 밤하늘

밤공기의 가지런한 호흡 속에서

 

 

한 번은 수상한 별이 터진다네

두 번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세 번은 하늘에 매설해놓은 땅이

차곡차곡 밤을 옮겨 간다네

방향도 없이

 

 

모래알의 수상한 질서를 찾아가는

바닷가에서 한 사람씩 떨어진 눈을 주워 담고

고개를 치켜들고 한 방울씩

해변의 모래알을 떨어뜨린다네

소원은 무궁무진하고

어디서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밤의 백사장

 

 

깨어진 유리 조각에서 놀란 빛이 튀어나와

하나씩 비밀 상자를 떨어뜨리고 간다네

우연히도 눈에 띄는 모래알

모래알을 굴러가는 둥근 주사위의 뚜껑이

가리키는 숫자는?

 

 

 

*모두가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