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술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안도현]
초록여신
2012. 8. 8. 08:37
술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안 도 현
젖은 길과 마른 지붕,
우는 말과 울지 않는 바퀴,
쓰러지는 나무와 일어서는 눈보라,
취하는 술과 취하지 않는 비탈,
납작한 빵과 두꺼운 가난,
아픈 동생과 아프지 않는 약,
가까운 하느님과 먼 총소리,
있는 군인과 없는 국경, 없는 아버지
산 너머
아버지를 넘어, 가는 소년
* 북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