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표면장력 [이혜미]
초록여신
2012. 3. 26. 08:37
표면장력
이 혜 미
팽팽히 당겨진 활시위. 어느 괄호에도 속하지 못한다.
눈. 마주치는 순간 울먹이는 별, 범람할 듯 범람하지 않는
눈물. 몸을 찢고 달아나는 총알.
시간의 탄피. 너는 많은 문명들을 편애했다.
꽃. 가지마다 맺힌 계절의 타협점.
자위. 몸 안을 떠돌다 귀두 끝으로 모이는 폭설.
혀의 수심. 수문을 열면 펄펄 흘러내리는 언어들.
꿈. 범람. 온 밤을 다해 영혼에게 올리는 집요한 미사.
태양. 아침마다 터지는 폭죽. 축제가 끝날 때까지.
* 보라의 바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