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풍경의 해부 [조용미]

초록여신 2011. 8. 10. 09:22

 

 

 

 

 

 

 

 

 

저렇게 많은 풍경이 너를 거쳤다

저렇게 많은 풍경의 독이

네 몸에 중금속처럼 쌓여 있다

올리브나무 사이 강렬한 태양은 언제나 너의 것,

너는 올리브나무 언덕을 지나갔다

양귀비들은 그 아래 붉게 흐드러져 있다

바다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알시옹처럼

너는 운명을 다스리는 힘을 가졌다

이곳의 햇빛은 죄악을 부추긴다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불가해한 세계가 바로 너라는 것을

 

 

 

* 기억의 행성 / 문학과 지성사, 2011.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