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마른 꿈 [연왕모]

초록여신 2011. 3. 19. 09:51

 

 

 

 

 

 

 

 

 

 

길바닥에 뚫린 구멍

그 안은 깜빡 잠들 수 있는 곳

물이 흐르는가 싶더니

바람이 지나가고

해바라기가 만발했다가는

어느새 져버렸다

젖은 북어들이 몸을 펄떡거리다

이내 숨죽여 흘러갔다

 

 

주머니는 터져 있었다

구슬, 딱지 모두 사라져버리고

십 원짜리 동전 하나 남아 있었다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왔던 길과 가야 할 길의 중간에 서서

내가 품었던 것들을 그리워했다

 

 

 

* 비탈의 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