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여운에 기대다 [배영옥]
초록여신
2011. 3. 19. 09:47
자작나무 위에 앉아 있던 새 한 마리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금세 날아가버린다
바람 한 올 없는 가지 끝 남겨진 이파리들
저들끼리 몸을 비비고 있다
누군가 떠난 흔적과
누군가를 떠나보낸 여운이
자작나무 밑동까지 뒤흔들고 있다
저 혼자 말라가는 이파리 그림자들
저 혼자 흔들리는 그림자 이파리들
누가 자꾸 마른 등을 떠미는가
공중 낭떠러지 위
백지장 이파리들만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 뭇별이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