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왜 몰랐을까 [천양희]

초록여신 2011. 2. 5. 23:03

 

 

 

 

 

 

 

 

 

 

 

사과를 깎다 생각한다 사과!

사과 한알 깎았을 뿐인데

잘못한 일 생각나

그 사과 한번을

깍듯이 못했다는 생각을 한다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가

붉은 사과 한알보다 더 붉다는 것을

나는 왜 몰랐을까

사과 한알의 단맛에 물든 내가

그걸 깜빡 놓쳤다

젊어서는 풋사과처럼

붉은 것이 다 열정인 줄 알았다

붉어지는 내 미안

다시는 그런 일 없어야겠다

 

 

 

*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