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적선 [길상호]
초록여신
2010. 12. 19. 08:38
마음이 가난한 나는
빗방울에도 텅텅텅 속을 들키고 마는 나는
뭐라고 하나 구걸해보려고
계절이 자주 오가는 길목에 앉아
기워 만든 넝마를 뒤집어쓰고 앉아
부끄러운 손 벌리고 있던 것인데
깜빡 잠이 든 사이
아무 기척도 없이 다가와 너는
깡통 가득 동그란 꽃잎을 던져 넣고 사라졌지
심장이 탕탕탕 망치질하는 봄
깡통처럼 찌그러든 얼굴 펼 수 없는 봄
* 눈의 심장을 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