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아침 [문태준]

초록여신 2010. 10. 5. 07:19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 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 번 또 한 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 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 풀잎은 공중에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