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감 [장석남]

초록여신 2010. 10. 5. 07:11

 

 

 

 

 

 

 

 

 

 

 

파르스름한 접시에 연시를 한 세 개만 담아 오세요

창밖에 눈이 오도록만 바라보고 앉았다가

감 속에 까맣게 서 있는 씨앗들 보이도록만 앉았다가

일어서겠어요

감을 주세요

연애는 그토록 슬픈 거니까

어머니가 아버지를 만나듯 슬픈 거니까

 

 

 

 ㅡ 『제14회 2000년도 소월시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사(1999)

 

 

 

* 감나무 잎에 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