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바다, 염소 [박형준]

초록여신 2010. 9. 7. 07:37

 

 

 

 

 

 

 

 

 

 

 

 

 

 

외따로 떨어져 있는 섬에

언제부턴가 야생 염소떼가 산다

바위에 뿌리를 박고 사는

해풍에 휘어진 나무 밑 덤불 속,

염소 가족이 물끄러미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기슭으로 떠밀려온 미역을 뜯어먹는 새끼 염소

저녁빛을 받은 물살이 찰랑거리며

불꽃이 사그라드는 모래펄,

어딘가에 물새 알을 낳아놓고 죽는다

 

 

 

*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