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外界
추도사,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합니다"
초록여신
2010. 4. 29. 18:48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합니다"
세계일보 | 입력 2010.04.29 14:58
김현래 중사, 생존자 애끊는 심정 담은 '눈물의' 추도사
천안함 희생자 46명을 떠나보내는 영결식이 침몰사고 34일째인 29일 오전 10시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서 해군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이용훈 대법원장, 김형오 국회의장, 국무위원과 주한외국대사, 군 장성, 유가족 등 2800명이 참석해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희생장병들에 대한 경례 및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영결식은 천안함 갑판 부사관 김현래(27) 중사의 추도사 때 눈물바다가 됐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또 미안합니다.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합니다. 그대들과 함께 끝까지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깊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추도사를 읽어 내려간 김 중사는 "먼 훗날 평화로운 그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니, 전우들에게 더 큰 용기를 주시고 우리의 바다를 굽어 살피시며 이 나라를 지켜주소서"라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고(故) 이창기 준위를 비롯한 46명의 희생장병에 대해 화랑무공 훈장이 추서됐고, 헌화와 묵념의 시간이 지난 뒤엔 9발의 조총이 발사되고 함정에선 10초간 기적을 울리며 영령들을 배웅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이 준위의 아들 이산(13)군은 중학교 1학년의 어린 나이에도 눈물을 보이지 않고 상주답게 침착한 태도로 영결식을 지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대형 태극기와 해군기를 앞세운 운구행렬은 용사들의 영현과 영정, 위패, 훈장, 운구함 순으로 이동했다. 운구행렬은 해군 의장대 208명이 도열한 가운데 호위병 2명이 앞장서 이끌었다. 안보공원을 나와 군항 부두로 이동한 영현과 영정은 정박한 함정에서 울리는 5초간의 기적소리와 함께 하늘로 높이 떠오르는 희고 검은 풍선 3000개를 뒤로 한 채 2함대 정문을 거쳐 해군 아파트로 이동했다.
2함대사령부 앞에는 이날 오전 7시 이후 분향소 출입이 제한됐는데도 조문인파가 몰려 희생자 46명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유가족들과 함께 2함대를 떠난 희생자들의 영현은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사병묘역에 안장된다.
아래는 김현래 중사의 추도사 전문.
사랑하는 전우여, 이제 편히 잠드소서.
2010년 3월 26일 밤! 경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의 일상은 끔찍한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 났습니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충격과 혼란으로 우리는 함흑천지의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인 천안함은 순식간에 침몰되었고, 정겹던 전우들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몸과 정신이 마비되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한 명 두 명 구조선에 올랐지만, 당신들의 애끓는 영혼에는 미처 닿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또 미안합니다.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합니다. 그대들과 함께 끝까지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시간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돌아오라는 간절한 기도와 애원에도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만 있습니다.
친구여, 선.후배여, 전우여!
그대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제 더 이상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못다 이룬 꿈과 사랑을 우리가 실천하겠습니다. 다른 세상에서 서로 만날 때 진심으로 고마웠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남은 생을 살며, 우리의 바다를 지켜 낼 것입니다.
비록 처절하게 두 동강이 났지만 우리 천안함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천안함은 온 국민들의 가슴속에 역사로 새겨졌으며,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은 애국심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할 것입니다. 46명 전우들의 이름을, 얼굴을.
그리고 그대들의 사랑과 가족을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함께 하겠습니다.
영원토록 우리 곁에 살아있을 전우여!
여러분 앞에 맹세합니다.
여러분과 우리를 갈라놓은 슬픔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조국의 통일을 이루는 그날까지 우리는 그대들이 가다가 멈춘 그 길을 다시 이어가고,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비록 짧았지만, 우리가 함께 나눈 우정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먼 훗날 평화로운 그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니, 전우들에게 더 큰 용기를 주시고 우리의 바다를 굽어 살피시며 이 나라를 지켜주소서.
잊지 못할 46명의 천안함 전우들이여!
여러분들의 영전에 한 송이 꽃을 바치며 보내고자 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필승.
여러분의 전우 김현래 올림.
천안함 희생자 46명을 떠나보내는 영결식이 침몰사고 34일째인 29일 오전 10시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서 해군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이용훈 대법원장, 김형오 국회의장, 국무위원과 주한외국대사, 군 장성, 유가족 등 2800명이 참석해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희생장병들에 대한 경례 및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영결식은 천안함 갑판 부사관 김현래(27) 중사의 추도사 때 눈물바다가 됐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또 미안합니다.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합니다. 그대들과 함께 끝까지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깊은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추도사를 읽어 내려간 김 중사는 "먼 훗날 평화로운 그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니, 전우들에게 더 큰 용기를 주시고 우리의 바다를 굽어 살피시며 이 나라를 지켜주소서"라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고(故) 이창기 준위를 비롯한 46명의 희생장병에 대해 화랑무공 훈장이 추서됐고, 헌화와 묵념의 시간이 지난 뒤엔 9발의 조총이 발사되고 함정에선 10초간 기적을 울리며 영령들을 배웅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이 준위의 아들 이산(13)군은 중학교 1학년의 어린 나이에도 눈물을 보이지 않고 상주답게 침착한 태도로 영결식을 지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대형 태극기와 해군기를 앞세운 운구행렬은 용사들의 영현과 영정, 위패, 훈장, 운구함 순으로 이동했다. 운구행렬은 해군 의장대 208명이 도열한 가운데 호위병 2명이 앞장서 이끌었다. 안보공원을 나와 군항 부두로 이동한 영현과 영정은 정박한 함정에서 울리는 5초간의 기적소리와 함께 하늘로 높이 떠오르는 희고 검은 풍선 3000개를 뒤로 한 채 2함대 정문을 거쳐 해군 아파트로 이동했다.
2함대사령부 앞에는 이날 오전 7시 이후 분향소 출입이 제한됐는데도 조문인파가 몰려 희생자 46명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유가족들과 함께 2함대를 떠난 희생자들의 영현은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사병묘역에 안장된다.
아래는 김현래 중사의 추도사 전문.
사랑하는 전우여, 이제 편히 잠드소서.
2010년 3월 26일 밤! 경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의 일상은 끔찍한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 났습니다.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충격과 혼란으로 우리는 함흑천지의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인 천안함은 순식간에 침몰되었고, 정겹던 전우들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몸과 정신이 마비되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한 명 두 명 구조선에 올랐지만, 당신들의 애끓는 영혼에는 미처 닿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또 미안합니다.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합니다. 그대들과 함께 끝까지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시간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돌아오라는 간절한 기도와 애원에도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만 있습니다.
친구여, 선.후배여, 전우여!
그대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제 더 이상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못다 이룬 꿈과 사랑을 우리가 실천하겠습니다. 다른 세상에서 서로 만날 때 진심으로 고마웠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남은 생을 살며, 우리의 바다를 지켜 낼 것입니다.
비록 처절하게 두 동강이 났지만 우리 천안함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천안함은 온 국민들의 가슴속에 역사로 새겨졌으며,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은 애국심으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할 것입니다. 46명 전우들의 이름을, 얼굴을.
그리고 그대들의 사랑과 가족을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함께 하겠습니다.
영원토록 우리 곁에 살아있을 전우여!
여러분 앞에 맹세합니다.
여러분과 우리를 갈라놓은 슬픔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조국의 통일을 이루는 그날까지 우리는 그대들이 가다가 멈춘 그 길을 다시 이어가고, 걸어갈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은 비록 짧았지만, 우리가 함께 나눈 우정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먼 훗날 평화로운 그 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니, 전우들에게 더 큰 용기를 주시고 우리의 바다를 굽어 살피시며 이 나라를 지켜주소서.
잊지 못할 46명의 천안함 전우들이여!
여러분들의 영전에 한 송이 꽃을 바치며 보내고자 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필승.
여러분의 전우 김현래 올림.
…
4월말이지만 겨울처럼 춥기만 합니다.
봄의 실종 앞에 우리는 춥다고 소리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대들은 저 어둠과 같은 깊은 바다 속에서 차디차게 생명줄을 놓아야만 했습니다.
그에 비한다면 현재에 존재하는 우리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고 그저 피부에 살짝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대들의 영혼을 휩싸고 도느라 2010년의 4월은 더 추운 듯 합니다.
떠돌고 떠돌다 부디 따뜻한 곳으로 안착하시길 빌겠습니다.
우리들이 건네주었던 그 하얀 국화 즈려밟고 고운 길 가십시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그대들이 지키려고 했던 대한민국은 그대들의 희생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대들이 돌아올 수 있다면 봄의 실종쯤은 충분히 견디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없음에 그저 가슴 아픕니다.
부디 이제는 더 이상 춥지 않은 세상에서 영면하시길 빌고 또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