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 [최승자]

초록여신 2010. 1. 25. 15:34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이다

오랫동안 내 詩밭은 황폐했었다

너무 짙은 어둠, 너무 굳어버린 어둠

이젠 좀 느리고 하늘거리는

포오란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

그러나 이사 갈 집이

어떤 집일런지는 나도 잘 모른다

너무 시장 거리도 아니고

너무 산기슭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예는, 다른, 다른, 다, 다른,

꽃밭이 아닌 어떤 풀밭으로

이사 가고 싶다

 

 

 

 

* 쓸쓸해서 머나먼, 문학과 지성사(2010.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