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오늘은 보슬비가 와서 [공광규]
초록여신
2010. 1. 19. 20:57
보슬보슬한 이팝나무 꽃송이를
보슬비가 보슬보슬 적시고 있습니다
읍내 미장원에서 보슬보슬한 파마를 하고 돌아온 어머니가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이별 슬픈 부산정거장......" 하고
한숨짓던 노래가 보슬보슬 피어납니다
남모를 이별 슬픈 정거장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어머니는 보슬비 내리는 날
눈짓도 유언도 없이 혼자 늙어 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보슬비가 내리는 날 슬픔은 유전되어
말 못 할 이별 슬픈 정거장이 있는 나를
젖은 버스 한 대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갑니다.
* 말똥 한 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