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비누 [신현림]

초록여신 2010. 1. 17. 19:15

 

 

 

 

 

 

 

 

 

사랑은 어느 한 시절 열병이라서

식거나 싫증나거나 지나가 버린다

당신이 없으면 살 수 없던 내가

나 없으면 살 수 없던 당신이

어느새 시시한 존재가 되어 비누 거품처럼 꺼져 버린다

조만간 닳아 버리는 비누가 사랑임을 깨쳐 버린다

온 마음으로 향기를 내뿜으며

사라져 버리는 당신

 

 

 

 

* 침대를 타고 달렸어, 민음사(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