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보이저 2호 [박후기]
초록여신
2009. 10. 16. 07:11
보이저 2호
어떤 사랑의 방식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나는 너무 멀리 떠나와버렸다
해는 지지 않고 달은 너무 많아
모두 당신 얼굴인 양 여기며 살았다
언제나 밤길이었다
혼자였고,
밤하늘에 별들은 가득했지만
다가가기엔 모두 너무 멀었다
목성을 지나칠 때
나를 잡아끄는 중력을 사랑이라 믿으며
못 이기는 척 끌려가
당신을 잊은 채 살고 싶었다 그러나
까맣게 타버려 재가 된 나를
당신이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나,
차마 용기가 나질 않았다
잘살아야 해,
내가 어두운 달의 뒤편을 돌아나올 때
당신이 말했다 나는 가끔
태양계 저편에서 전화를 걸었지만
당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