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가을비 [이정록]

초록여신 2009. 9. 12. 22:03

 

 

 

 

 

 

 

 

 

 

단 한 번의

빗나감도 없이

오직 정타뿐이어서

 

 

벌레 한 마리

다치지 않는

저 참꺠 터는 소리

 

 

불길 헤집던 부지깽이가

나이테도 없는 빈 대공을

어루는 소리

 

 

골다공증의 뼈마디와

곳간 열어젖힌 꼬투리가

긴 숨 내쉬는 소리

 

 

비운 것들의

복주머니 속으로만

저 초가을 빗소리

 

 

 

 

* 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