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수평선 다방의 시 [김은경]

초록여신 2009. 6. 10. 17:28

 

 

 

 

 

 

 

 

 

 

거문도에 들었네

동백을 보러

 

 

절박切迫의 꽃 앞을 세워

그댈 보러 왔었네

와서 못 본 것

환한 꽃만 아니었네

 

 

꽃은 져서 처참하네

뚝뚝 무릎 분지른 동백

쏟아낸 피가

햇볕에 타들어가네

 

 

다리를 절룩이며

마음을 조아리며

 

 

거문도 우체국에서

갈증을 구걸하네

 

 

수평선 다방이 바다더러

수평선을 구걸하네

 

 

 

* 미네르바 2009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