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소리의 방 1 [김일영]
초록여신
2009. 6. 10. 09:52
지난밤에는
꿈자리까지 다 젖도록 비가 내렸다
담 너머 옆집 개가
일찍부터 낑낑거린다
아침이 슬금슬금 지나가고
건물 틈,
접은 손수건만 한 하늘에
구름이 지나갈 뿐인데
왜일까ㅡ
어린 개는 잠시 울음을 그친다
자전하던 몸 밖으로
모든 것들이 잠시 주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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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
1970년 전남 완도 출생으로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한국일보』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2005년 대산창작기금을 받았다. 동화 『별에서 온 바위』(2007년)를 펴냈다.
* 삐비꽃이 아주 피기 전에 / 실천문학사, 2009.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