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시인 70인

사랑의 황무지 [황인숙]

초록여신 2009. 5. 8. 16:15

 

 

 

 

 

 

 

 

 

아침 신문에서

느닷없이 마주친

얼굴, 영원히 젊은 그 얼굴을 보며

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끄덕

칼로 베인 듯 쓰라린 마음

 

 

오래전 죽은 친구를 본 순간

기껏

졌다, 내가 졌다, 는 생각

벼락처럼

 

 

그에겐 주어지지 않고 내게는 주어진 시간

졌다, 이토록 내가 비루해졌다

 

 

졌다, 시간에

나는 졌다.

 

 

 

 

 

* 현대문학 55주년 기념 연재(월,수, 금 연재) / 한국대표시인 70인-시, 사랑에 빠지다

 

   2009. 05.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