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外界

[스크랩] 꽃2 외 1편

초록여신 2009. 4. 23. 15:03

꽃 2

                                         윤관영

 

꽃도 봄꽃은 요란 떨 만도 하리

요동 못하는 박힌 몸

어쩌지 못해 꽃은 필 만도 하리

 

박힌 몸 몸살을 할 만도 하리

몸살은 發光하여

꽃이 될 만도 하리

 

선지 같은

선지 같은

 

손톱 고랑 만들며 살점 떨어지는 간지럼

나무가 꽃 달 듯, 몸도 꽃 아니 필 순 없으리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봄 하늘에

발작처럼 발작처럼

죽음 같은 잠은 꽃처럼 깊으리

 

꽃은 피리, 살 문드러지는 춘정 속에

꽃이 되리, 죽음 같은 잠 후에

떡잎처럼 깨어나는,

꽃은 선지처럼 굳어 예쁘리

 

꽃도 봄꽃은 시건방질 만도 하리

傾山, 傾海, 傾지구의 봄꽃

술잔마저 기울게 하는,

 

 

함석꽃 피어나는

 

차 백미러에 앉아

꽁지를 내렸다 올렸다

 

새 한 마리, 느리게

올렸다 내렸다

 

한다

 

꽉 찬 심장을 식히는 숨이

저 꽁지에 있다

 

추녀에 못 박는 사다리 위

담배 참

 

맨드라미 씨 절로 떨어지는

어머니의 집

 

갈피없이 까매서

작은 새

 

꽁지까지 까매서

눈동자가 더 까만 새

<시로여는세상> 봄호

출처 : 어쩌다, 내가 예쁜
글쓴이 : 也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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