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꽃무릇 [고영민]

초록여신 2009. 4. 10. 15:15

 

 

 

 

 

 

 

 

 

잎은 잎으로 살다 가는 것

꽃은 꽃으로 살다 가는 것

 

 

아비 없이 나는 아비가 되고

어미 없이 너는 어미가 되어

 

 

꽃인 듯 잎인 듯

잎인 듯 꽃인 듯

 

 

꽃마냥,

아니 잎마냥,

 

 

잎새는 꽃 없이 돋았다 지고

꽃은 잎 없이도 혼자 피었다 지네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제 안에 키운 꽃이여

제 안에 키운 잎이여

 

 

 

 

* 공손한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