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청년 [도종환]

초록여신 2009. 3. 22. 07:56

 

 

 

 

 

 

 

 

 

 

사랑이 그때 우리를 불태우지 않았다면

예기치 않은 산불이 우리를 태우고 갔으리

 

 

착한 열정으로 우리가 넘치지 않았다면

이름도 모르는 파도가 우리를 휩쓸고 갔으리

 

 

가난했지만 민망할 정도로 가난하여

겨울바람도 우리의 냉기를 비켜갔지만

 

 

때 묻지 않은 마음 우릴 가득 채우지 않았다면

어지러운 바람 이 골짜기 끝없이 몰아쳤으리

 

 

 

 

* 해인으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