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몸은 언제나 가혹하다 [이영유]

초록여신 2009. 1. 3. 20:23

 

 

 

 

 

 

 

 

몸은 언제나 가혹하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므로

들을 수 없는 것들까지 듣게 하므로

말도 아닌 말을 할 수 있으므로

주인 없는 집이다

앗, 불사!

 

 

내가 나를 놓고 있었구나

아무렇게나 버려두고 있었구나

어둠이 오고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몸은 나에게 속삭인다

얼마만큼 가면 환할 수 있겠니,

잘 봐!

 

 

 

 

 

* 나는 나를 묻는다,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