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다정에 바치네 [김경미]

초록여신 2008. 12. 29. 06:11

 

 

 

 

 

 

 

 

당신이라는 수면 위

얇게 물수제비나 뜨는 지천의 돌조각이란 생각

성근 시침질에 실과 옷감이나 당겨 우는 치맛단이란 생각

물컵 속 반 넘게 무릎이나 꺾인 나무젓가락이란 생각

길게 미끄러져버린 검정 미역 줄기란 생각

 

 

그러다

봄 저녁에 듣는 간절한 한마디

 

 

저 연보랏빛 산벚꽃 산벚꽃들 아래

언제고 언제까지고 또 만나자

 

 

온통 세상의 중심이게 하는

 

 

 

* 고통을 달래는 순서 / 창비, 2008.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