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溫柔에 대하여 [마종기]

초록여신 2008. 12. 13. 19:51

 

 

 

 

 

 

 

 

 

 

온유에 대하여 이야기하던

그 사람 빈집 안의 작은 불꽃이

오늘은 더욱 맑고 섬세하구나.

겨울 아침에 무거운 사람들 모여서

온유의 강을 조용히 건너가느니

주위의 추운 나무들 눈보라 털어내고

눈부신 강의 숨결을 받아 마신다.

 

 

말과 숨결로 나를 방문한 온유여,

언 손을 여기 얹고 이마 내리노니

시끄러운 사람들의 도시를 지나

님이여 누군가 어째 떨며 운다.

그 겸손하고 작은 물 내게 묻어와

떠돌던 날의 더운 몸을 씻어준다.

 

 

하루를 마감하는 내 저녁 속의 노을,

가없는 온유의 강이 큰 힘이라니!

나도 저런 색으로 강해지고 싶었다.

불타는 뜬구름도 하나 외롭지 않구나.

 

 

 

* 2009 제54회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수상시인 자전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