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트리 [함성호]
그녀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레몬트리 소금은 슬프게 빛나고 나는
사랑을 말하기 위해
천 개의 단어를 사막에 심었다네
바빌론의 강가에서 나는 고백했지
레몬트리 레몬트리, 모든 물결들이 나를 춤추네
ㅡ모든 것들이 썩어가고 있네
꽃의 기다림
나는 물의 심연으로 돌아간다네
열매와 함께
죽음과 함께
남자는 도시락에 썩은 음식을 넣고
여자는 상처로 옷을 짓고 있네
레몬트리 나는 돼지처럼 먹고
그녀는 붕어처럼 허기를 탐닉하네
그녀는 이 어항의 사랑을 말한다네
신성한 결혼이 치러지는 이 소풍
그 바닷가, 우리들의 유랑과 늘 함께하던
레몬트리 레몬트리ㅡ, 슬픔이 나를 해변으로 몰고 가네
귀에 살이 찌네
별의 언덕에서
사막의 아파트까지
(악취와 함께)
누가 이 바람과 불의 사막에서
세상에서 가장 긴 강을 건너
찰나지간에 만발하다 져버릴 꽃
슬픈 나의 노래를 기다려줄까?
레몬트리 레몬트리, 사막에 귀기울이며
나는 오래
흐르는 물 속에 있네
꽃과 함께
또 죽음과 함께
* 한국 현대시 100주년 기념 특별기획 Love poem & Love story ㅡ 레몬트리 Lemontree, 문학세계 애니북, 2008, 11. 12.
한국 현대시 100주년 기념, 국내 출판 최초로 특별기획된 시와 만화의 아름다운 앙상블!
한용운, 김수영, 천상병 등의 작고시인들과 김남조, 김종해, 김용택, 안도현, 도종환, 함성호 시인 등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24명의 시인들의 가슴 저미는 사랑시가 배경이 된 『레몬트리』는 끝내 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애잔한 그리움이 시처럼 음악처럼 흐르는 아름다운 만화책이다.
ㅡ 레몬트리, 뒷표지 글에서.
.......
우리나라 최초의 시와 만화의 결합.
참 색다르네요.
레몬처럼 상큼한 첫사랑에 빠져 보세요.
(레몬트리의 상큼한 첫사랑 속에서, 초록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