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애자 [박진성]

초록여신 2008. 11. 15. 19:53

 

 

 

 

 

 

 

 

아이들이 애자, 애자

하면서 몬다

나는 놀란다

장애자가 욕이 되어버렸다

아이들이 또 애자, 애자

한 아이를 놀리고 있길래

의자를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내가 장애자인데 정신

장애자인데 나한테도 애자 애자

해봐라 이번엔 책상을

던져버렸더니 아버지가 놀라서

달려오신다 나무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는데

학원에서 나오는 아버지 어깨가

들썩거린다

세상이..... 진성아......

뿌리를 잘못 내려 앙상한 나무 쪽으로

아버지, 걸어가신다

다리가 부러진 의자를 만지작거리며

의자의 전생을 생각하는데 머얼리

아버지 커다란

옹이 속으로 들어가신다

 

 

 

 

* 아라리, 랜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