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한 돌이 있네 [정영선]

초록여신 2008. 10. 31. 06:50

 

 

 

 

 

 

 

 

 

돌 속에 새가 웅크려 있네

돌을 달고

가을 불 켜든 감나무 지나

하늘 깊이 속으로 솟구쳐야 할

새가 꿈쩍 않네

 

 

돌을 뚫고 새에 닿을 수 없네

말 쏟을 돌 귀를 찾다

돌의 기지개를 기다리다

기진해 떠나오면

푸푸 한숨일까, 푸드덕거림일까

꿈속처럼

귓속이 쟁쟁해서

혹시나,

두근두근

 

 

오, 변함없네

하염없네

감나무 그림자 길게 덮은

새의 깊은 잠

 

 

 

 

* 콩에서 콩나물까지의 거리, 랜덤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