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꿈꾸기엔 늦지 않아 [신현림]
초록여신
2008. 10. 25. 19:26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서,
그는 자신의 고독한 삶에 드리워진
슬픔에 대항했다. 울지 마, 이 멍청아!
죽기 아니면 살기잖아, 만사를 망쳐선 안 돼......
ㅡ 솔 벨로의 「헤어초크] 초고 중에서
이 한 몸 뜨겁게 해다오
지푸라기처럼 힘없는 몸을
강렬히 살아 있다 느껴지게
꿈꾸기엔 늦지 않다 위로하게
나를 두렵게 하는 모든 것 속에서
불황과 실업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두가 떠나간 자리에서
나는 홀로 춥고 무섭다
옷장 속처럼 캄캄한 날에
내게서 해와 강물이 빠져나가고
내 안의 당신이 말라버린다
강렬히 살아 있다 느껴지게
꿈꾸기에 늦지 않다 위로하게
이 몸을 깃발처럼 흔들어다오
지쳐서 나로 느껴지지 않는 몸
바다든 언덕이든 뭐든 먹고 싶은 몸
미쳐 날뛰는 몸 굶주린 몸
열정의 산소호흡기로
은밀히 열렬히
다시 일어설 시간이다
* 해질녘에 아픈 사람, 민음사(2004)
.......
뽀빠이를 함께 '잘라' 먹던 2004년 여름.
8月 1日, 민들레영토에서ㅡ
우리의 흘러간 시간을 기념합니다.
때론 헤어짐에 아팠던,
해질녘에 아팠던 우리들을 기억하렵니다.
(우리의 해질녘은 언제 어디였던가, 초록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