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순정 [이병률]
초록여신
2008. 10. 22. 18:50
비가 오고 마르는 동안 내 마음에 살이 붙다
마른 등뼈에 살이 붙다
잊어도 살 수 있을까 싶은 조밀한 그 자리에 꿈처럼 살이 붙다
풍경을 벗기면 벗길수록 죄가 솟구치는 자리에 뭔지 모를 것이 끊어져 자리라고 할 수 없는 자리에
그 짐승 같은 시간들을 밀지 못해서 잡지 못해서
살이 붙어 흉이 많다
* 바람의 사생활,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