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나뭇잎을 딛고 걷다 [위선환]
초록여신
2008. 10. 12. 09:52
솔개가 떠 있다 허공보다 솔개가 가볍다
나뭇잎들이 다 말랐다 한 잎씩 제 몸을 내려놓는
나뭇잎들의 落下는 가벼운가
마른 잎이 밟히는 나무 아랫길을 여러 날째 걸어가고 있는 나는 가을이 저무는 어느 나무 아래를 지날 무렵에는
나뭇잎처럼 가벼울 것인가 그러한가
겨울 어귀가 건너다보이는 하루를 길게, 오래 걷는다
머리 위에 아직 솔개가 떠 있다
* 새떼를 베끼다, 문학과지성사(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