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추석 [신경림]

초록여신 2008. 9. 14. 11:19

추석

集安에서 1

 

 

 

 

 

 

 

 

 

 

두엇 등불 가물거리고

개도 멀리서 컹컹 짖고

보름달은 하늘 높이 떠 있고

둥근 달을 안고

검은 강물은 유유히 흐르는

 

 

아침에는

햅쌀로 빚은 송편 놓고

차례도 지냈을

쑥부쟁이 흐드러진 산길을 걸어

성묘도 했을

 

 

그 강 건너가

궁금해서

 

 

말이 통하지 않는

압록강가 선술집에 앉아

추석이라고 특별히 내놓은 월병에

목에 넘기는 고량주가

쓰다

 

 

 

 

* 뿔, 창작과비평사(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