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동창생 [이수익]

초록여신 2008. 8. 30. 11:20

 

 

 

 

 

 

 

 

 

젊었을 적엔 보라는 듯 도도하게

자태 뽐내던 붉은 장미꽃,

누가 손댈까 봐

줄기엔 가시마저 새파랗게 세우고 있더니.

 

 

그래서 꽃 따는 유혹도

피 흘리는 아픔 두려워

서성였는데.

 

 

이제는

밤에도 문 열어놓고 자는

너는 할미꽃, 초로(初老)의 부인.

 

 

낯뜨건 육담도

걸쭉한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빗장 없는 너의, 눈부신 변신.

세월이 입힌 인생의 더께.

 

 

 

 

* 꽃나무 아래의 키스, 천년의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