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한낮 [장철문]
초록여신
2008. 8. 19. 14:52
찰옥수수가 익으신다
붉은 수염
점잖게 쓸어 잡수시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익으신다
비탈밭,
불볕에 익으신다
낯빤대기도 보기 전에
배부터 불러온
귀때기 새파란 며느님같이 익으신다
허리 자빵하게 잦히시고
세 분 네 분 익으신다
손주놈 흰 이빠디에
누런 이빠디 몽창 잃으시려고 익으신다
성하(盛夏),
녹음에 익으신다
* 산벚나무의 저녁, 창작과비평사(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