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다움
오래된 구두
초록여신
2008. 7. 27. 11:14
오래된 구두
오래 신은 구두는 발이 편합니다.
새로 산 구두는 번쩍거리나 왠지 발이
불편합니다. 사람도 오래 사귄 친구가 편하고
좋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새 구두만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새 구두를 신고 여행하다가
물집이 생기고 즐거운 여행을
망쳐버린 경우가 있습니다.
- 최창일의《아름다운 사람은 향기가 있다》중에서 -
* 고도원의 아침편지(2005년 7월 11일 앙코르메일)
.......
분지에 비가 쏟아붓던 지난 7월 25일.
물기에 슬쩍 미끄러져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신발을 바꿔 신으라는 신의 메세지쯤으로 여기며
몇달 동안 세기의 관심대상이였던 일명 부츠샌달을 버렸습니다.
5개월 동안 지갑 속에 잠들어 있던 금강제화 상품권을 밑천으로 하여 조금 더 내 밑천을 보태어 은은한 보라빛 구두를 장만했답니다.
얼마나 가볍고 기쁘던지
내 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
그랬었지요.
캐주얼과 정장에 모두 맞춤인 이 퍼플의 신발이 내 가는 곳마다 내 무거운 나를 싣고 어디든지 그곳을 동행할 것입니다.
먼저 신발에게 미안해하며
또 나에게 온 새 꼬까신에게 감사와 사랑을 쏟으며 내 길에 길들여지기를 바라겠습니다.
(2008. 7. 25 ㅡ 새 신발의 기억 속에서, 초록여신)